µ-Ziq의 신곡을 듣다가 음료 한잔하려고 거실에 나왔는데 갑자가 탁자 위에 있던 꽃이 움직이는게 보였다. 그래서 유심히 보니 곡의 특정 파트에서 꽃을 담고 있던 와인잔이 진동해서 꽃이 움직이는거더라.
영상을 찍고 더러운 물을 갈기 위해 와인잔을 들었는데 그때 와인잔이 책상에 쩍달라붙어서 안 털어지는 것을 억지로 떼어냈다. 그때 이걸 떼면 스피커->탁자->와인잔으로 이어지는 진동 전달 경로에 이상이 생기리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 심지어 물의 양도 계량하지 않았다,,,
어쨌건 노래의 해당 2초 구간을 무한 반복하고 물의 양을 맞춰가며 진동을 찾는다. 이제 와인잔 아래를 적당한 압력으로 눌러야 와인잔이 공명한다. (손으로 누르는게 후져서 단단한 나무판, 고무 냄비 받침을 깔아보기도 했으나 마치 filter처럼 frequency를 필러링 하는 것 같더라. 스피커 위에 올려도 잘 안 됨)
또 신호 발생기를 활용하여 공명하는 진동수를 찾는다. 대충 47~48hz 정도 된다.
이후 µ-Ziq의 노래에서 해당 부분에 그 진동수가 있는지 spectrum analyzer로 찾아본다. 있다.
그리고 간단한 LFO를 주어 모션을 달리한다.
그 다음으로는 VCV Rack 쓴 김에 음악도 만들까 했는데 도무지 VCV Rack은 쓰지를 못하겠다,,, 만들 맛이 안 남
오랫동안 책상 위에 방치된 꽃병,,,의 물이 증발하여 결정된 공명 주파수 값과 불과 이틀 전에 발표된 신곡의 우연한 조우와, 1시간 동안 방 안에 쳐박혀 음악을 듣다가 거실을 나선 내가 만나다니!
우연성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음악이 우리를 춤추게 하듯이, 물도 음악에 춤을 춘다.